<도나기 프로젝트>

2006년에 시나리오를 쓰고 촬영까지 마쳤지만 끝내 완성하지 못한 단편 영화가 있다.


105x148mm, 16page, Riso 1도(Teal) 인쇄, 중철제본, 3000원



* <도나기 프로젝트>는 유어마인드(링크)에서 진행되는 '손바닥만한 책들의 모임'을 위해 제작되었습니다. A6 사이즈의 작은 독립출판물을 각각 20권 한정으로 판매하는 이 행사는 8월 22일부터 24일까지 홍대 유어마인드에서 진행됩니다.



(포스터를 클릭하면 행사 안내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 짧은 시간동안 작고 적은 수량의 책을 만들게 되었을 때, 무엇이 그런 방법, 혹은 양식과 어울릴까 생각해봤다. 그건 무엇이 독립출판이라는 방법, 혹은 양식과 어울릴까 라는 생각을 극단적으로 가져가는 것과 같았다. 빠르게 만들어져 소량으로 배포될 책은 그 자체가 세상에 대한 날 선 메세지로 긴급한 소통의 목적을 가지고 있거나, 대량 생산이 아닌 극소량의 한정된 방식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아주 사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할 때 적당하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언제나 목소리를 내는 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생각이 바로 서지 않았기에, 두번째 형태의 책을 만들기로 했다. 지나치게 사적이고 사소해서 스무권 남짓으로 세상에 더 없어도 충분할 책.

 자연스럽게 <도나기를 믿으세요?>라는 단편영화가 떠올랐다. 정확히는 단편영화가 되지 못한 꾸러미들. <도나기 프로젝트>는 2006년에 촬영까지 마쳤으나 완성하지 못한 영화의 시나리오, 촬영 스틸 이미지, 그리고 서로 다른 시간에 씌어진 (느슨하게 연결된) 글을 통해 왜 영화를 완성되지 못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자 변명을 기록한 책이다. 남 보여주기 부끄러워 미뤄두었던 생각을 정리하면서 미안한 사람들이 많이 떠올랐다. 이 작고 얇은 책이, 한 개인의 사적인 기억을 정리한다는 점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이번에도 자족적인 책을 만들었다는 부끄러움은 있지만, 스무권의 적은 수량과 105x148mm 라는 작은 사이즈가 부끄러움의 무게를 덜어주고 있다.

 나는 이 책이 영화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줬던 친구들과, 스무명의 사람에게 재빨리 돌아간 후에, 그들의 기억에서도 금방 잊혀지길 바란다. 그런 책을 왜 만들었느냐고 묻는다면, 아무튼 누구에게든 말하고 싶었던 어리석고 부끄러운 이야기가 있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앙코르와트 사원의 작은 돌 틈에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이야기를 속삭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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