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09 22

맞다. 또 책이 오늘의 낙이다. 왜냐하면 책과 관련된 일은 거의 낙인데, 근래에 너무 바쁘고 소모적이라 그 밖의 낙이 될만한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잠도 거의 못 자고, 리듬도 다 깨지고, 맡았던 영상작업과, 엄청나게 밀린 서류작업들, 자잘한 심부름과 책읽고 리뷰하는 과제까지.. 그냥 책상에 앉아서 계-속 뭔가를 해야하는 그런데 성과는 나오지 않는 그런 일들을 해치워야 했다. 피곤함 속에서. 오늘의 일까지 거의 다 마무리 될 즈음, 친구 U에게서 문자가 왔다.
책을 만들었다고 고등학교 커뮤니티인 바위에 홍보하자 U가 나 살게! 해서 만나서 한 권을 전해주었다. U는 석사하면서 취미로 하던 동아리 밴드로 음반도 내고 공연도 하는 준프로 음악인이다. 고등학교 영화제작반부터 서로의 창작작업을 응원해왔는데, 나는 내 취향과 다소 먼, 너무 센 노래라는 이유로 제대로 공연장가서 축하해주지도, 앨범을 사주지도 못했다(아니 더 솔직하게 안았다, 라고 해야할거다).
U에게 책을 내미는데 많이.. 부끄러웠다. 친구의 마음씀씀이가 느껴져서, 내가 참 작게 느껴져서. 근래에 독립적으로 작업하시는 분들의 멋진 결과물을 많이 보게 되는데, 지지하고 싶지만 지금 내가 버는 돈이 없으니까 그렇게 못 해서 아쉬운 마음이 있었다. 사실 커피값, 야식값 그런 건 쓰면서... 내가 지지하지 못하면서 그가 나를 지지하길 기대할 순 없잖아. 그런 생각들이 들었다. 지속가능한 작업들이 나에게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 주변의 사람들까지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그 친구의 마음이 가장 큰 고마움이자 즐거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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