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죄짓지 마세요>


<기타는 왜 들고 다녀?> 부록, 2013, 210x297mm, 32page, 먹1도, 중철제본


(책 소개)

<기타는 왜 들고 다녀?>가 드디어 나왔습니다. 마음에 드는 부분, 아쉬운 부분 모두 좋게 봐 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책은 책이 이야기하게 놔두고, 후원자 부록 <나무에 죄짓지 마세요>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 부록은 후원자분들께 드릴 수량만큼만 만드는 비매품인지라 형식이나 디자인 면에서 부담이나 고민없이 작업했습니다. 물론, 책을 만드느라 부록에 많은 신경을 쓸 여력이 없기도 했고 비용상의 문제로 1도 인쇄를 고집해야 했던 것도 있구요. (물론, 앞뒤의 문장 순서가 바뀐 것 같은 느낌이....) 부록의 제목은 저 유명한 악플 '나무에 죄짓지 마세요'였고, 우리들이 책을 만들면서 가장 고심했던 것도 나무에 죄짓지 않아야 하는데.. 였습니다. (물론 가장 앞선 고민은 좋은 글을 써야 한다 였지만 그 뿐만 아니라) 폰트를 줄여요. 여백을 줄여봐요. 페이지수를 줄일 수 있을까. 등등....


눈치채신 분들도 있겠지만, 부록의 컨셉은 '범죄 현장'입니다. 하얀 페인트로 범죄 현장의 증거들을 기록하듯, 부록은 두꺼운 검은 선으로 '종이에 죄를 지은' 낭비의 현장을 기록합니다. 정확히 본책보다 2배 사이즈로 만들어진 부록의 커버에는 제목과 검은색 직사각형이 그려져 있는데 이 직사각형은 본책 <기타는 왜 들고 다녀?>의 사이즈와 동일합니다. 직사각형 위에 책을 올려놓으면 범죄 현장은 완성됩니다. 그리고 제목의 일부는 가려집니다.


내부 구성은 종이가 낭비되지 않는 선에서 글과 글 사이에 필요한 최소한의 여백을 두고 빽빽하게 채웠습니다. 나무에 죄짓지 않기 위해서... 다만 글과 글을 구별하고, 읽는 호흡을 위해 페이지를 넘기면서 어쩔 수 없이 생겨나는 여백이 있습니다. 부록에 있는 여백의 공간(=나무에 지은 죄=범죄의 현장)에는 모두 두꺼운 직사각형을 그려넣었습니다. 이 직사각형의 존재감은 상당해서, 부록을 열어보면 글이 눈에 들어오기 전에 직사각형이 먼저 눈에 들어올지도 모릅니다. 독자가 그 여백의 공간을 계속 의식하면서 부록을 접했으면, 했습니다.


(물론, 농담입니다만) 궁극적인 질문은 부록의 맨 뒷 장에 있습니다. 우리는 좋은 글과 좋은 책을 위해 노력했으나, 평가는 작가나 디자이너가 할 문제가 아니겠죠. 그래서 되묻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


(2013.05.13)




* 텀블벅 후원자를 위해 만들어진 비매품으로, 한정수량을 제6회 언리미티드 에디션에서 판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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