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니스와 함께한 3주와 함께한 30주


영화 <구니스> 상영 및 <구니스와 함께한 3주> 출간 토크


프로그램: 영화상영(2시간) + 출간 토크(30분)

인원: 15명 (선착순, 사전신청, 무료입장/관람)


일시: 2018년 1월 27일 토요일 오후 7시

장소: 별책부록 (용산구 용산동2가 14-11)

신청: ❗️마감되었습니다❗️



frame/page의 두 번째 책, <구니스와 함께한 3주> 발간을 기념해 영화 <구니스>를 함께 관람하고, 출간 과정을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기획/편집자 '딴짓의 세상' @WorldofDDanjit 이 원서를 발견하고 계약과 번역, 디자인을 거쳐 출간하기까지의 에피소드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구니스와 함께한 3주> (믹 올더먼, 몽림 옮김, frame/page)

1985년 개봉해 모든 아이들에게 추억으로 남은 최고의 모험영화 <구니스 The Goonies>의 촬영현장 관찰기.

1984년 가을, <구니스> 제작진은 오리건주 애스토리아를 영화의 배경으로 정하고 3주간 로케이션 촬영에 들어간다. 이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열아홉의 영화감독 지망생 믹 올더먼은 촬영을 구경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할리우드 상업영화 현장의 한복판에 서게 된다. 정확히는 한 가장자리에 서게 되었다고 말해야 하겠지만.

작가 본인이 직접 쓰고 미국 내에서 독립 출판한 이 책은, 25년 전의 경험을 회고하며 쓰여 때로는 간유리 너머로 보는 소동극 같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는 작가 본인만이 경험했고, 작가 본인만이 쓸 수 있는 <구니스> 제작 현장의 관찰기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80년대 성공 가도를 달리던 제작진이 내뿜는 창작의 에너지와 노동의 수고가 모두 전해진다. 무엇보다, 이 책에는 동경하는 영화를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며 꿈을 키워갔던 개인의 반짝이는 마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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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가 행사 전체를 조망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화장실을 오가는 사이, 오픈 직전이나 종료 이후 다른 부스를 빠르게 둘러보는 순간을 제외하면 60x120cm의 책상 뒤에서 가지고 온 책에 한정된 경험을 하기 때문입니다. 관객이나 스태프, 혹은 기획자로 행사 전체를 경험하게 된다면 어떤 인상과 느낌을 받을지 늘 궁금합니다. 그렇기에 참가자 개인으로서, 그중에서도 [딴짓의 세상+frame/page]라는 부스에서 소개한 책을 통해 느낀 단편적인 후기에 가깝다는 이야기를 굳이 서두에 적어둡니다.)



# 제9회 언리미티드 에디션(이하 UE)의 윤곽이 밝혀졌을 때 가장 많이 화제가 된 것은 아무래도 새로운 장소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북서울미술관이 얼마나 멀리에 있는지'가 여러 버전의 농담으로 트위터 타임라인을 채웠습니다. (처음엔 즐겁게 웃었지만, 조금 생각해보니 서울 중심적인(정확히는 서울중심 중심적인) 농담이라 옳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부스 세팅을 위해 행사 하루 전 도착한 북서울 미술관은 이전에 참여했던 어떤 UE 행사장보다 넓고, 높고, 쾌적해서 먼 거리가 충분한 가치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매 1-2회마다 장소를 옮기는 UE는 마치 매번 새로운 행사인 듯한 환기의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출입구로부터 내 부스는 얼마큼 떨어져 있지? 화장실은 어디지? 계단은? ... 2차원 평면을 보며 상상했던 배치도를 실제 공간에 자꾸 적용해보는 신입생이 된 듯한 기분이랄까요. 그리고 (조금 드러운 이야기지만...) 보통 언리미티드 에디션 하루를 마치면 코와 목이 꽉 막히는데, 이번엔 그것도 절반 정도라서 정말로 괜찮은 장소였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소화할 수 있는 수준보다 항상 조금 더 많은 관객을 수용하는 행사의 특성상 관람객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불편함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참가자 입장에서는 옆 부스와의 간격이 확보되거나, 조금 더 쾌적한 공기를 마실 수 있었던 것 만으로도 개인의 에너지를 조금 더 오래 지켜가며 행사를 치를 수 있었습니다.


# 대체로 참가자/관람객의 거주지에서 먼 장소에서 행사가 열린다는 점에서 반대로 기대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낮은 접근성만큼 더 큰 의지(?)를 다지고 온 관람객이 조금 더 열정적으로 책과 작업물을 보시지 않을까. 그렇다면 약간 불편한 접근성은 역설적으로 제작자와 관람객 서로에게 더 좋은 행사의 환경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아서 더 많은 관객으로 여전히 성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UE9 총 관람객 18,200명/UE8 16,000명. 공식 집계) '이제 UE는 어디에서 해도 되는 행사구나' 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정말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 작년 UE에서 처음 공개한 <녹색 광선>은 함께해주신 분들의 이름에 힘입어 분에 넘치는 관심을 받았고, 그 때문에 행사를 끝내자마자 어떤 불안감이 있었습니다.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작업일 텐데.' 분명한 하락세가 예상될 때 지금의 '예외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두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정작 행사가 다가오자 신간 작업으로 머리가 터져나가서 작년의 기대감에 스스로 우려할 시간조차 없었지만요...) 그리고 작년에 했던 "망한뱃지 삽니다" 이벤트를 통해 UE의 '판매와 흥함'에 얽매이지 않으려면 스스로 이 행사를 '즐길 것이 있는' 이벤트로 만들어야만 한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올해는 작업물을 4가지 성격으로 구분해서 각각을 구매하신 분께 증정할 핀버튼을 제작했습니다. 제작에 들어가는 돈과 수익을 계산하는 대신, 작업과 연결된 작은 선물에 즐거워하는 관람객의 모습을 작은 이벤트라고 생각했습니다.


# 올해 언리밋에서의 작은 목표는 (행사의 의도에 반해) "가능하면 다른 부스를 돌아보지 않는다" 였습니다. 씬의 최대치가 모여 한해를 결산하는 느낌을 주는 UE에서는 유난히 씬의 방향을 가늠하고 내 작업의 좌표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런데.. 그게 좋은 기운을 주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분명한 스타일의 작업을 확립한 제작자가 아닌지라 '지금 저런 방향이 주목받는구나', '저런 작업 너무 부럽다' 라는 생각이 나에게 자양분이 된다기보다는 생각을 흩뜨려놓으며, 나아가서는 UE 자체를 즐기지 못하게 한다고 느꼈습니다. 어차피 친구가 부스를 맡아주는 잠깐동안 빠르게 돌아볼 수밖에 없어서 새로운 것을 '발견'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도 했고요. 그리고 사실 (작은 비밀을 고백하자면) UE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하나도 구경 못 했어요ㅠㅠ"라고 말하곤 했지만... 사실 그다지 "ㅠㅠ"가 아니랍니다. 일 년을 꼬박 기다려 단 이틀동안만 열리는 행사의 부스에서 관람객을 만나는 일 분 일초가 너무 재미있어서 저는 그것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 그래서 사실 행사 전체를 아우르는 어떤 생각이나 소회.. 같은 것은 없습니다. 그보다는 부스를 찾은 분들께 책을 소개하는 순간, 재미있게 읽었다는 기분 좋은 말, 증정품을 받는 기쁜 얼굴 같은 단편적인 순간들로 모자이크한 시간 전체가 즐겁게 남았습니다. 


# 그럼에도 모두가 손뼉치며 행사 종료를 축하하자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충동적으로 <구니스와 함께한 3주> 3권과 구니스 뱃지 한 개를 들고 1-2층을 미친 듯이 뛰었습니다. (그때 2층에 처음 올라가본...) 가장 먼저 보이는 순서대로, 좋아하는 제작자분들께 "이거 새로 만든 건데 받아주세요!" 하고 책과 뱃지를 안겨드렸습니다. 그 짧은 전력 질주가 즐거웠어요.



# 사실 언리미티드 에디션 행사의 흥분을 곱씹는 후기를 쓰기에는... 너무 많이 늦었습니다;; 올해는 소개해야 하는 작업의 양에 비례해 부스의 크기는 점점 커지는 데 반해 의사결정의 속도와 노동은 그에 따라가지 못해 페어에 참여할 때마다 허덕였던 것 같습니다. 부스 벽면은 영화 <구니스>의 대사 "Goonies Never Say Die!"와 책 <구니스와 함께한 3주>의 일부를 레터링 작업으로 꾸몄는데, 사실 처음 해본 작업이라 작은 글씨들을 떼어내는데 그렇게 많은 수작업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몰랐습니다. 거의 모든 부스가 철수한 늦은 시간까지 레터링을 하나씩 떼어내는 걸 가엾게 여긴(보다 못한...) 스태프분과 가까운 제작자분께서 철거를 도와주셨습니다. 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 너무 민망하고 부끄러웠습니다. '이건 시간/작업량/에너지 문제로 하면 안 되는 일이다'라고 말해 줄 사람이 없이 혼자 계속 해낼 수 있을까, 혹은 해도 되는 걸까 계속 고민했습니다. 작업의 방식이나 운영까지 바꿀 수는 없겠지만... 새로운 일 년의 작업을 계획하는 연말, '딴짓의 세상'과 출판사 'frame/page'에게 남은 질문입니다.





(고맙습니다....)






* 지난 언리미티드 에디션 참가 후기: 8회(2016)7회(2015) | 6회(2014) | 5회(2013) | 4회(2012)



* 이번 행사는 출판사 [frame/page] 등록 이후 [딴짓의 세상 + frame/page] 이름으로 참여하는 첫 UE였고, 신간 <구니스와 함께한 3주>를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 <녹색 광선>과 굿즈, BIFFxMAKERS 영화제 굿즈, 영화 <우리의 20세기> Salem 포토카드집 등 한해의 작업을 소개하고 판매했습니다. 2018년 재발간될 <THE SUMMER> 01 "월플라워"편을 특별판매하기도 했습니다. (부스 위치: 1층 C-10)

바쁜 와중에 부스에서, 복도에서 만난 참가자 혹은 제작자와 인사하고 각자의 작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즐거웠습니다. 무엇보다 부스에 와서 책을 구경하고 구입해주신 분들의 이야기와 격려가 다음 작업으로 이어가는데 큰 동력이 될 것 같습니다. 철수 도와주신 주현님, 문주님, 유수님, 지현님, 로제님, 라야님 정말 감사합니다. (당시 너무 정신이 없었어서... 혹시 표기하지 못한 분이 계신가 싶어요; 그렇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촉박한 시간 안에서 언제나 작년보다 더 멋진 언리미티드 에디션을 만들어가시는 유어마인드와 기획팀, 그리고 스태프 여러분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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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니스와 함께한 3주』

원제: Three Weeks With The Goonies: on location in Astoria, Oregon (2010년)


글: 믹 올더먼 Mick Alderman

번역: 몽림

교정: 오세범 차경희

인쇄: 전병훈(크레인)

펴낸이: 딴짓의 세상(오세범)

펴낸곳: frame/page


출간일: 2017-12-13

정가: 13,000원


232쪽, 103*187mm, ISBN: 979-11-960716-1-5









1985년 개봉해 모든 아이들에게 추억으로 남은 최고의 모험영화 <구니스 The Goonies>의 촬영현장 관찰기.

 


“온 세상을 무대로 가진 감독이 수백 수천의 선택지 중에서 굳이 나의 뒷마당을 촬영지로 선택한 것이다. 그럴 확률이 얼마나 될까? 아마 어마어마하고 말도 안 되게 작을 것이다. 그런 기회가 내 생에 두 번 올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그러니 지금이 아니면 기회는 없다는 뜻이었다.” 

 


1984년 가을, <구니스(The Goonies)> 제작진은 오리건주 애스토리아를 영화의 배경으로 정하고 3주간 로케이션 촬영에 들어간다. 이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열아홉의 영화감독 지망생 믹 올더먼은 촬영을 구경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할리우드 상업영화 현장의 한 복판에 서게 된다. 정확히는 한 가장자리에 서게 되었다고 말해야 하겠지만.

 

작가 본인이 직접 쓰고 미국 내에서 독립 출판한 이 책은, 25년 전의 경험을 회고하며 쓰여 때로는 간유리 너머로 보는 소동극 같다. 당시에 각본에 접근할 권한이 없었던 작가는 촬영을 지켜보는 내내 ‘지금 무슨 내용을 찍고 있는지’ 추측해야 했다. 그 결과 이 책은 두 겹의 시간에 드리워진 괄호 사이를 거니는 독특한 기록물이 되었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는 작가 본인만이 경험했고, 작가 본인만이 쓸 수 있는 <구니스> 제작 현장의 관찰기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80년대 성공 가도를 달리던 제작진이 내뿜는 창작의 에너지와 노동의 수고가 모두 전해진다. 무엇보다, 이 책에는 동경하는 영화를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며 꿈을 키워갔던 개인의 반짝이는 마음이 있다.

 

촬영했지만 편집되었거나, 촬영하지 못해서 바뀐 영화의 뒷이야기는 지금도 <구니스>를 추억하는 구니(Goonie)들에게 촬영 현장을 탐험할 수 있는 보물 지도가 되어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구니스> 촬영 현장으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론 푸겔세스, <컬트 클래식의 탄생: 비공인 구니스 이야기> 연출)

 

 

- 미공개 현장 사진을 포함한 <구니스> 촬영 스틸 수록.

- 1986년 국내 개봉당시 극장에서 증정했던 <구니스> 영화카드 복각본 증정. (초판 한정)



- 독립출판, 동네책방에서 구매시 <구니스> 핀버튼 증정 (선착순 한정수량, 소진시 종료)





목차


서문

Pre-Production  |  지금이 아니면 기회는 없다

1984.10.22. 촬영 첫째 날  |  나는 대체 왜 몸이 하나뿐인 걸까

1984.10.23. 촬영 둘째 날  |  세상에세상에세상에… 그분이다!

1984.10.24. 촬영 셋째 날  |  하나도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1984.10.25. 촬영 넷째 날  |  말이 안 되는 장소에서

1984.10.26. 촬영 다섯째 날  |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수밖에

1984.10.27. 촬영 여섯째 날  |  진짜로 경주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1984.10.29. 촬영 일곱째 날  |  미스터리한 날

1984.10.30. 촬영 여덟째 날  |  세트에서는 조용히 하자!

1984.10.31. 촬영 아홉째 날  |  애스토리아 몬스터 파티

1984.11.1. 촬영 열째 날  |  유명한 소문과 3-D

1984.11.2. 촬영 열한째 날  |  타고난 무대 체질

1984.11.3. 촬영 열두째 날  |  지친 모습은 연기가 아니다

1984.11.5. 촬영 열셋째 날  |  <구니스>의 대안 결말

1984.11.6. 촬영 열넷째 날  |  내가 놓쳐버린 것

1984.11.7. 촬영 열다섯째 날  |  뒤죽박죽된 일정

1984.11.8. 촬영 열여섯째 날  |  월시네 집 실내 촬영

1984.11.9. 촬영 열일곱째 날  |  처음이자 마지막 임무

1984.11.10-14. 촬영 마지막 날들  |  내가 영화를 사랑하는 이유

감사의 말

작가 소개




책 속에서

“같이 일할 수 있을지 알아보지 그래?” 부모님이 제안했다. 얼마나 순진한 생각인가? 이토록 보잘것없는 내가, 그해 최고의 대작이 될 것이 분명한 영화의 촬영에 참여한다고? 안쓰러울 정도로 내성적이었던 당시의 나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유명한 감독을 찾아가 일자리를 구걸하는 일을 상상하기조차 힘들었다.

“도전해서 나쁠 건 없잖아.” 부모님은 내가 소심한 성격을 극복해내길 바라며 이런 진부한 말을 던지곤 했다. 하지만 열아홉살의 나는 잘 알고 있었다. 나쁠 것은 많다. 비웃음당하며 쫓겨날 수도 있고, 불법 침입으로 체포될 수도 있으며, 최악의 경우에는 자기가 영화계에 입문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멍청이로 찍혀 할리우드에서 영원히 추방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스티븐 스필버그가 애스토리아에 온다니! 온 세상을 무대로 가진 감독이 수백 수천의 선택지 중에서 굳이 나의 뒷마당을 촬영지로 선택한 것이다. 그럴 확률이 얼마나 될까? 아마 어마어마하고 말도 안 되게 작을 것이다. 그런 기회가 내 생에 두 번 올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그러니 지금이 아니면 기회는 없다는 뜻이었다. (p.17)


카메라가 꺼졌을 때도 아이들의 신난 목소리는 끊일 줄 몰랐다. 테이크 사이 대기 시간이 조금이라도 길어지면 잠깐 사이에도 아이들은 웃고 떠들며 난장판을 만들었다. 

댄 콜스러드 제1 조감독의 역할 중 하나는 어린 배우들에게 “세트에서는 조용히 하자!”고 외치는 일이었다. 그는 훌륭한 조감독이었지만 네 명의 개구쟁이 10대 남자아이들을 이겨낼 성량이나 인내심은 없었다. 댄이 아이들을 조용히 시키려는 몇 차례의 헛된 시도를 하고 나면, 도너 감독이 직접 창틀이 흔들릴 정도로 큰 목소리로 외쳤다. “조용!!!” 배우들은 즉시 입을 다물고 집중했고 스태프도 마찬가지였다. 

도너 감독은 목소리에서부터 권위를 뿜는 사람이었다. 한번은 강을 촬영하는데 닉 맥린 촬영감독이 지나가던 화물선이 배경에 잡혀서 그림이 무척 좋다는 얘기를 했다. 그러자 도너 감독이 뒤돌아 외쳤다. “거기, 배 타신 분! 처음 위치로!” 화물선은 1 킬로미터도 넘게 떨어진 곳에 있었지만 선장이 감독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해도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p.119~120)


쇼트 끝에 벽에서 떨어지는 종이타월 걸이도 원래 계획에 없었다. 코리는 짧은 시간 안에 싱크대에서 뛰어내린 후 종이타월 걸이로 달려가서 타월을 뽑고 지도를 보는 아이들에게 돌아가는 액션까지 모두 마쳐야 했다. 타이밍을 못 맞춰서 테이크를 망칠까 봐 언제나 종이타월 부분에서 특히 정신이 없었다. 몇 테이크는 타월을 시간 안에 뜯어내지 못해서 그냥 시트 끝을 잡고 당겨버리는 바람에 타월 전체가 떨어져서 부엌 바닥을 구르며 풀려버리기도 했다. 

마지막 테이크에서 드디어 모든 것이 완벽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그런데 코리가 종이타월 걸이로 너무 힘차게 달려가는 바람에 한쪽을 쳐서 나사가 빠져버렸다. 그는 종이타월 걸이가 떨어져서 산산조각 나지 않도록 애쓰다가 뒤돌아 달려왔다. 도너 감독은 “컷!”을 외쳤고 촬영장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p.145)




저자소개

믹 올더먼 Mick Alderman

오리건주 애스토리아에서 태어나고 자란 믹 올더먼은 <구니스> 촬영 현장에서의 경험 이후 연극 각본 수십 편을 쓰고 연기했으며, 지금까지 장편 영화 세 편을 연출했습니다. 가장 최근에 연출한 <크림스>는 영화 전체를 오리건주 애스토리아에서 촬영했습니다.



역자소개

몽림

중국에 살면서 영어를 한국어로 적는 일을 했습니다. 세 가지 언어 사이에서 튕겨 다니며 가끔은 어지럽기도, 가끔은 희열을 느끼기도 합니다.



출판사 소개

frame/page

독립출판사 [딴짓의 세상]의 임프린트. 

영화에서 영향을 받거나 영화에 영향을 준 책을 출간한다.


SNS | @WorldofDDanjit

Blog | world-of-ddanjit.tistory.com

Mail | worldofddanjit@gmail.com




판매처 (1월 11일 현재. 입고처는 점차 추가됩니다.)


알라딘: 링크

예스24: 링크


서울

유어마인드: 서대문구 연희로11라길 10-6, ‘은는’ 2층 우측, 온라인구매

스토리지북앤필름: 용산구 용산동2가 1-701번지 1층, 홈페이지
별책부록: 용산구 용산동2가 1-184, 온라인구매
고요서사: 용산구 용산동2가 20-9 1층, 인스타그램
인덱스: 광진구 아차산로 200 커먼그라운드 SM동 3층, 인스타그램
관객의 취향: 관악구 양녕로 19, 2층, 인스타그램
스틸북스: 용산구 대사관로 35 사운즈한남,인스타그램


부천

5km북스토어: 소사구 심곡본동 541-11 3층, 온라인구매


포항

달팽이 Books&Tea: 남구 효자동길 10번길 32 1층, 블로그 


부산

샵메이커즈: 금정구 부산대학로 64번길 120 1층, 홈페이지


대구

더폴락: 중구 북성로1가 16번지 1층, 블로그


군산

마이페이보릿: 구영1길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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